착시와 마름모 분할

2018년 착시 컨테스트 우승작인 메이지 대학 공학교수 스기하라 코우키치(杉原厚吉)의 “Triply Ambiguous Object”. 스기하라 교수는 3차원의 curve가 다른 각도에 대한 사영이 다르게 보인다는 것을 이용한, 3D 프린터로 출력하여 만든 착시 오브젝트로 2016년 동 컨테스트 준우승을 받은 적도 있는 등 수학적/공학적 오브젝트를 착시로 자주 활용하는데, 이번 작품도 그 중 하나이다. 개인적으론 2016년 작품이 인상적이었기에 올해 작품은 조금 김이 새는 감이 없지 않았지만…

아래에 위치한 입체를 그린 그림을 좌상단 우상단의 거울에 비치면 역시 입체를 그린 그림이 된다는 것인데, 결국 아래의 그림의 모든 각이 60도의 배수가 되도록 stretch한 후 120도씩 회전해도 비슷하게 입체로 보이는 그림이 나타난다는 것이 주요 원리이다. 참고로 이쪽에서 2018년 착시 컨테스트에 출품된 다른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이와 비슷한 그림은 조합론에서도 등장한다. 1989년 AMM에서 정삼각형 2개를 붙인 마름모 모양의 프랑스 과자 calisson의 이름을 딴 calisson 문제가 등장했다. [1] 한 변의 길이가 n인 정육각형을 단위정삼각형 2개를 붙인 마름모 모양으로 분할하면 세 개의 방향을 가진 마름모가 나타나는데, 각각 같은 개수로 등장한다는 문제이다. (정확히 n^2개)

증명은 아래와 같은 각도로 그림을 보면 단위정육면체 블록을 쌓아올린 입체의 그림이 되고, 이 입체를 세 개의 평면에 정사영시킨 넓이가 n^2이 되기 때문에 각각의 마름모의 개수도 n^2이 된다는 일종의 proof without words이다.

물론 이는 착시에 의거한 논의이니 엄밀한 증명을 위해선 좀 더 덧붙여야 한다. 그래도 그렇게 어렵지 않게 풀릴 수 있는데, 위 직관을 살려서 다음과 같이 증명이 가능하다. ([1]에서도 비슷한 증명이 기술되어 있다) 위 그림에서 변 EF에 있는 n개의 각각의 부분 변들에 대해, 그 변을 포함하는 마름모를 잡고, 그 마름모에서의 이 변의 대변을 보도록 한다. 이 변을 포함하는 또 다른 마름모를 원래 마름모의 오른쪽 위치에서 잡을 수 있게 되는데, 여기서 다시 이 변의 대변을 포함하는 또 다른 마름모를 잡는 것을 되풀이하면 반대편 경계 BC에 도착한다. 그 과정에서 총 n \cdot 2n = 2n^2개의 마름모들을 얻게 된다. 그런데 이 마름모들은 그림상에서 검은 마름모에 해당하는 타입을 제외한 두 개의 타입의 마름모를 모두 포함해야 한다. (이 두 타입의 마름모는 반드시 BC,EF에 평행한 변을 가져야 하고, 앞에서 한 것과 비슷하게, 단 왼쪽 방향으로 마름모들을 잡다보면 변 EF에 도착해야 한다) 따라서 검은 마름모의 개수가 n^2개가 되는 것.

이 증명 외에도, 그 유명한 Dijkstra도 이 문제를 보고 증명을 올린 적이 있다. 앞선 노트에서는 [1]에 대해 불만을 표하기도 했는데, 아래 그림과 같이 육각형을 일반화한다면 마름모를 그릴 수 없지 않냐고도 언급함.

“M. C. 에셔가 좋아할 듯”
Source: http://www.cs.utexas.edu/users/EWD/ewd10xx/EWD1055.PDF

뭐 그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애초에 육각형을 마름모로 분할할 수 있는 경우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배제되기 때문에…

마름모 타일링이 가능한 경우는 육각형의 대변의 길이가 같음이 동치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변의 길이가 a,b,c,a,b,c로 주어진 육각형을 마름모로 분할하는 경우의 수는 어떻게 되는가? 이는 MacMahon에 의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2] Enumerative Combinatorics[3] 챕터 7을 참조하는 것도 좋음.

\displaystyle \prod_{i=1}^a \prod_{j=1}^b \prod_{k=1}^c \frac{i+j+k-1}{i+j+k-2}

올림피아드에도 이 육각형의 마름모 분할과 착시가 다음과 같이 일견 상관 없어보이는 문제의 형태로 등장한 적이 있다. 미국 IMO TST 2013년 둘째 날 3번 문제.

문제에서 주어진 테이블 C는 곧, 앞 증명에 등장한 경계에서 경계로 이어지는 마름모 strip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변의 위치가 위로 올라가는지 내려가는지를 0과 1로 표현한 것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C가 바로 한 변의 길이가 n인 정육각형을 마름모로 분할하는 것과 동치가 되며, f는 그 그림을 60도 회전하는 action이 된다는 것이 키 아이디어이다.

그 외에도 마름모 타일링에 대해 다음과 같은 문제도 등장한 적이 있다. IMO 쇼트리스트 2006년 C6. 한 변의 길이가 n인 위쪽 방향의 정삼각형에서 n개의 위쪽 방향의 단위정삼각형을 지우고 난 뒤 남은 그림을 마름모로 분할할 수 있을 필요충분조건에 대한 문제로, Hall’s marriage theorem으로 증명될 수 있다.

트윗 타래를 정리와 보충. (2018/10/20)

Update (2019/01/20): IMO 쇼트리스트 2006 C6 추가

References

[1] G. David and C. Tomei, “The Problem of the Calissons” The American Mathematical Monthly, Vol. 96, No. 5 (May, 1989), pp. 429-431. DOI: 10.2307/2325150

[2] P. A. MacMahon, Combinatory Analysis, vol. 2,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16; reprinted by Chelsea, New York, 1960.

[3] R. P. Stanley, Enumerative Combinatorics, Volume 2, Cambridge Studies in Advanced Mathematics, 62, Cambridge University Press, Cambridge, 1999.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