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브리즈의 제령효과

일본에는 페브리즈가 제령 효과가 있다는 오컬트 도시전설이 있다. 심령스팟이란 주제와 관련된 글을 모으는 마토메사이트 전국심령맵의 한 에 의하면 PS2 게임 “령(제로) 붉은 나비”의 제작자가 쓴 일기가 그 시초라고 함. 진짜 일기는 아니고 게임의 판촉을 위한 일종의 모큐멘터리 픽션이라고 보면 되겠다.

또, 다른 날의 일기에서는…

모월 모일 (일요일)

새벽 4시쯤, 갑자기 누군가가 손을 세게 잡아서 잠에서 깼다.

꽤 홀쭉한 손가락이었단 것은 알았지만,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다.

나는 옆으로 누워서 양손을 가슴 언저리에 두고 자고 있었지만, 그 손은 명백하게 위쪽 방향에서 잡고 있었다. 눈을 뜨니 거기에는 누군가의 팔이.. 같은 일이 일어날 법 했지만, 아쉽게도 아무것도 없었다.

촉감으로 미루어보자면, 손가락은 가늘고, 손은 작다. 몸집이 작은 여성이거나 어린이의 손 같았다.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센 힘이었다. 게다가 손가락은 차가운데다 그 힘은 점점 세져만 갔었다. “아파, 아프다고.” 크게 외치며 이불 속을 보려고 하니, 손을 슥 하고 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손을 빼는 상대의 손가락 끝의 감각이 느껴질 정도로 확실한 감각이었다.

이불 속을 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 손가락의 감촉만은 다음 날까지 계속해서 남았다.

그 이후로 며칠간, 손을 잡힌 쪽의 팔꿈치가 아팠다. 아픔은 점점 커져 어깨까지 넓어졌다. 그 어깨의 통증은 일주일 정도 지속됐다.

이런 이유로 한동안 공포의 나날을 보냈다. 무엇보다 현상이 일어나는건 새벽 3:26쯤으로 정해져있다는 점도 기분이 나빴다. 매일 일어나는건 아니지만, 그 시간이 다가오면 묘하게 안절부절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령 붉은 나비”의 개발이 박차를 가하게 되어 집에 잘 돌아오지 못하게 된 점도 있어서 그 여자를 다시 보게되지는 않았다. 집에 있을 때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 때 한 가지 떠오른게 있었다.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어째선지 방에 페브리즈를 뿌렸을 때에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악취와 영… 방의 공기가 깨끗해지면 영이 오기 힘들어지는 것일지도… 혹은, 영이 악취같은 곳에 숨어있는 것일지도… 어쩌면 굉장히 중요한 발견을 한게 아닐까? 물론,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그런 직감에 근거해서 “영으로 고민하는 사람은, 방에 페브리즈를 뿌려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사내 게시판에 쓴 이후 나는 “페브리즈로 제령한 남자”로 조금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이래서 조금 안심하게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전작에서는 영체험을 게임화했으니, 영이 ‘나도 게임에 내보내줘~’라며 온 것이 아닐까요?”

“매번 다른 방법으로 출현하다니 서비스 정신이 투철하네요. 본보기로 삼아야겠어요”

“다음엔 페브리즈로 제령하는 게임인가요? 빨간 페브리즈를 쓰는거야! … 막 이러고”

“어차피 방에 실제로 여자가 있었다 이런 엔딩이었겠죠…” (←단호하게 아닙니다)

“얼른 퇴치하지 않으면 반드시 또 나올거라고요!” (←단호하게 안 합니다)

등등… 그 “있을 수 없는 현상”은 이젠 지난 일이 되어버린 점도 있고, 주위에서는 완전히 드립 소재처럼 여기게 되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이 개발되고 방에 있게되는 날이 많아지면, 페브리즈는 항상 잊지 않고 뿌렸음에도 불구하고 (요새는 제령 소금도 도입했다) 그게 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이후로 “페브리즈는 제령 효과가 있다”란 이야기가 퍼진 것이라고. 관련해서 비슷한 경험을 한 체험들도 나오게 되어서 확산이 더 강화되기도 했다.

개인적으론 유령 같은 오컬트는 믿지 않고 그에 대한 해석으로 전설이나 오컬트를 해명하는 쪽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지라, 만약 페브리즈를 뿌려서 가위 눌리는 일이 줄어들었다든지 하는 체험담이 사실이라면 페브리즈를 뿌리며 청소를 하는 등의 사실로부터 오는 기대감에 기인한 플라시보 효과이거나 일종의 아로마 효과처럼 신체를 릴랙스시켜 숙면을 유도해서 수면 마비를 줄인다든지 그런게 아닐까 하고 생각함.

한 편 찾아보니 개중에는 이 오컬트를 해명한다며 제시한 설 같은 것들도 있는데, 뭔가 싶어서 보니 “고대 아즈텍 문명의 옥수수의 신 센테오틀이 페브리즈에 깃들어있다” “페브리즈의 옥수수 성분 시클로덱스트린의 분자 구조가 마법진의 형태를 하고 있다” 이런 것이었다…

음…오…아…예………….
Source: https://en.wikipedia.org/wiki/Cyclodextrin

뭐 분자구조 마방진이라니 오컬트 화학 소재로한 글이나 만화 창작하기엔 좋은 소재이긴 하겠다……..

트윗트윗을 정리. (2018/07/30)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