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에 대해 이것저것

아키히토 천황의 생전 퇴위로 인한 새 연호 결정일이 다가왔다. 새 연호는 令和(레이와). 2019년 5월 1일 천황 즉위식 이후로 레이와 원년이 되며 4월 30일까지는 헤이세이 31년.

각 글자는 만요슈의 매화 32수에서 따왔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 헤이세이까지는 중국의 고전을 레퍼런스로 써왔는데 (연합뉴스 기사 참조) 최초로 일본 고전에서 따온 첫 사례가 되어 일종의 국수주의적 행보로 읽히기도 한다. 일각 넷우익 측에서는 이걸 국뽕재료로 삼기도 하는데 트친 분께서 말씀하시길 정작 이 시가 자체는 중국에서 유래해온 것이라고…

며칠 전부터 아베가 연호에 자기 이름 넣고 싶어하는 이야기는 끊임없이 나왔었고 아베의 이름에 들어가는 安자가 연호에 들어간다는 설도 꽤 돌았으나 그건 아니었던 것으로 결론지어짐. 실제로 安久(안큐)가 유력하다는 이야기도 많았고 덕분에 (별 의미 없는) 앙케이트 조사에서도 安자가 많이 들어갔었다. 심지어 관방장관이 발표한다는 선례를 깨고 아베 본인이 발표하겠단 이야기도 돌았는데 결국 스가 관방장관이 발표하는 모양이 됨. 물론 아베는 그 이후 의미와 설명의 기자회견을 가지며 따로 스포트라이트 받음…

한 편으론 위와 같이 令和에 아베의 가타가나(アベ)가 들어있다는 의견도 있는데 개인적으론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본다… 판단은 각자 알아서…

발표가 나기 전까지는 헤이세이 연호 발표시의 모습을 따온 여러 패러디 이미지들이 마구 올라오기도 했다.

스밋코구라시
사메즈
소녀종말여행
로딩중

연호가 발표되고 불과 10분도 지나지 않아 이를 반영한 이미지들도 다수 올라왔다.

합성요소
미니어쳐를 만들어 올리는 다나카 타츠야 계정
라떼 아트를 올리는 죠지 계정

일전에 “초등학생 수준 지식만으로 넓이 구하기 문제”를 냈던 마츠마루 료고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냈다.

골든 봄버의 경우 새 연호를 기리는 노래 “레이와”를 발표.

새 연호가 발표되는 순간 바로 반영하여 녹음하고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모습을 라인 라이브로 중계했다고. GLAY도 레이와 이름을 담은 투어를 발표했다는 등, 생전 퇴위의 형식 때문에 연호가 바뀌는 날짜가 미리 예고된 탓에 이를 이용해 기획하고 스탠바이해서 바로 발표된 연호를 반영한 결과물을 내는 케이스들이 보이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

레이와에 대한 드립적 리액션들로는 일본에서는 헤이세이 31년을 H31같이 줄여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되면 레이와 18년은 R18(일본의 18금 레이트)가 되는 것이 아니냔 반응이 많았다. 또한 한국 트위터스피어에서는 아야나미 레이와 겹치는 드립들도 많았음.

mk2
카오스
레이=0, 와=합이라서 쓰인 드립. 비슷하게 생각하면 れいわ=zero-sum으로 쓸 수
뱅크시 왔다감

굿스마일에서는 만우절과 연호발표일이 겹치는걸 이용해 이런 트윗을 올리기도.

“새 연호를 이용한 ‘넨도로이드모아 레이와'”

에반게리온 스토어 공식계정에서는 레이가 겹친다며 홍보하기도.

평소 귀여운 드립들을 잘 치는 샤프 공식 계정에서도 때를 놓치지 않고 영문 이니셜 관련 드립을 치기도.

(발표 전) S: 쇼와, H: 헤이세이였으니 A<- 기대
(발표 후) R <- 이쪽이었다

호주의 실존 부동산 업체 REIWA에서 해당 네이밍을 환영하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저희 reiwa.com의 트래픽 70%가 일본에서 왔네요”

1년 전에 연호와 유니코드과 관련하여 트윗을 쓴 적이 있었는데 결국 오늘부로 유효기간이 지났다.

참고로 저렇게 다음 연호에 대응되는 유니코드를 따로 비워두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는 가장 가까운 빈 칸인 U+32FF에 다음 연호를 할당할 계획이 이미 수립되었었다고 한다.

한 편 3년 전인 2016년 7월에 레이와로 결정된 후에 쓴 듯한 트윗이 발견되어 화제가 되기도.

“메이지 다이쇼 쇼와 헤이세이 레이와, 위화감 없네!”

헤이세이 때에는 연호가 결정되는데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궁금해서 헤이세이의 위키피디아 항목 찾아보니 1월 7일 쇼와 천황 사망일 오후 2시 36분에 발표됐다고 함. 이전에 따로 10개의 후보를 준비해두었고, 이 날 아침 平成 修文 正化 세 개의 후보로 좁힌 후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한다. 이 때 마토바 준조가 이니셜 구분론을 밀었고 이게 지금까지 이어져온 듯함. 실제로 이번 연호의 경우 결정되기 전까지 메이지 이후의 기존 이니셜인 M T S H와 겹치지 않아야한다는 가이드라인이 퍼지기도 했음.

한 편 이번 연호의 정치적 맥락에 대해서 다소 비판적인 감상도. 예컨대 令이란 글자는 ‘명령’이란 단어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명령에 의한 평화’로도 읽혀지기 쉬울 수 있다는 것. 줄곧 평화로운 민족을 부르짖는 스스로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에 전체주의적 수단이 들어가는 어감도 있고, 말 잘 듣는 자국민만을 위한 피상적인 평화 속에서 외국인과 소수자는 외면하는 모습도 엿보이며, 모난 부분을 억지로 둥글게 만드는 기존의 和란 이미지의 폭력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느낌까지 든다. 물론 만요슈에서 따왔다는 설명이 따로 있지만 글자를 먼저 정하고 원전을 역으로 정할 수도 있는 등 부여되는 상징적 의미보단 단어와 구성하는 한자어가 주는 느낌 그리고 의도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 令이란 한자에 대한 부정적 뉘앙스는 일본에서도 지적되는 중.

참고로 일본의 사회주의 진영에서는 천황제 폐지의 스탠스 때문에 연호 자체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기도 함.

BBC나 블룸버그 등의 외신에서도 레이와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Order and Harmony로 번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 일본 언론에서는 자국에서 “멋지다”란 반응이 일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order를 ‘질서’로 번역하며 질서있는 평화로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기도. (기사) 정작 원문을 찾아보면 令은 “order or command”란 뜻이라며 명령의 뜻에 중점을 두고 설명하고 있음.

연호 제도의 고수 때문에 연호가 바뀔 때마다 공공기관, 회사 등등에서 연도 체계를 바꾸는 것에 수많은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거나 익숙해지는데 따로 시간이 들어야 하는 점 등 시대착오적인 부분도 지적되기도. 심지어 연호를 타국에 팩스로 알려준다는 점에서 시대착오의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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