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딧으로 보게 된 Ars Technica의 한 기사(2020/6/5). 심시티를 위시한 심 시리즈로 유명한 맥시스의 잊혀진 게임 SimRefinery에 대한 이야기이다.
심시티의 성공 이후 맥시스는 다른 분야의 시뮬레이션 제작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었는데, 석유업체 셰브론(Chevron)이 자신들의 정유 회사에 있는 직원들을 가르치기 위한 비슷한 게임이 만들어지길 원했다고 한다. 물론 이 게임을 통해 실제 운영법이나 ChemE 교육을 대체하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그런 목적은 아니고, 업무가 세분화되고 복잡하게 이뤄지다보니 전체적으로 어떤 흐름으로 워크플로우가 이뤄지는지를 알기 쉽게 해줬으면 하는 이유였다고 한다. 예컨대 마케팅/재무 파트와 화학공업 파트에 속한 임직원들은 다른 파트의 업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에게 다른 파트의 업무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고 어떤 업무연관성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끔 하는 것.

셰브론은 맥시스에 이 시뮬레이터 게임의 프로토타입 개발을 위해 75,000불을 지불했고, 1992년 가을에 개발이 완료되었다고 한다. 셰브론 측에서는 마케팅/재무 파트와 화학공업 파트의 커뮤니케이션이 개선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고.

그러나 이 게임이 셰브론 내부에서 교육용으로 쓰이는 프로토타입에서 벗어나 상업 게임으로 완성되어 일반 게이머에게 공개되는 일은 없었다. 이후 업계 내에서 조금씩 교육 목적으로 쓰이는 정도로만 남아있었다고 하고 (2016년에도 현업에서 쓰인 적이 있다는 증언도 있었다) 그렇게 잊혀진, 혹은 소실된 게임으로 남아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다룬 Ars Technica의 한 기사(2020/5/20)에 한 사람이 리플을 달았다. “셰브론에서 일하다 은퇴한 친구에게 이 기사를 알려줬는데 이런걸 찾아왔더라고.”
그리고 6월 5일, 드디어 디스켓 안의 내용이 공개되어 http://archive.org에 업로드되었다. 지금도 해당 링크에서 직접 실행하거나, 다운로드 받아 도스박스 같은 곳에서 실행시킬 수 있다.
트윗 타래를 정리. (2020/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