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 29년만에 클리어된 테트리스

NES 테트리스에는 두 가지 모드가 있다. A 타입 모드는 플레이하다보면 속도가 올라 게임오버되기 전까지 스코어링을 겨루는 모드로 클래식 테트리스 월드 챔피언십에도 쓰이고 있다. B 타입 모드는 레벨과 높이를 지정하면 필드 위에 특정 높이까지 랜덤한 블록들이 일부 주어져있는 채로 25줄을 깨면 클리어하는 일종의 퍼즐 모드이다. 고를 수 있는 레벨은 0에서 19까지인데, 레벨 13-15는 내려오는 속도가 1줄/4프레임, 레벨 16-18은 1줄/3프레임, 레벨 19는 1줄/2프레임이다. (예전 글인 테트리스 월드 챔피언십의 관전 포인트 참조. 이후 등장할 DAS나 DAS charging 같은 개념도 이 글에서 설명되어 있으니 익숙하지 않은 경우 해당 글이나 해당 글 내에 임베드된 출처 영상을 참조하는 편이 좋을 듯) 높이는 0에서 5까지 선택 가능하고, 5를 선택하면 12줄에 걸친 블록들이 놓여진 상태에서 게임이 시작된다. 즉 19-5, 레벨 19 높이 5는 B 타입 모드의 가장 어려운 스테이지인 셈이다.

이전 글에서 설명된 바와 같이 테트리스에는 DAS(delayed auto-shift)란 개념이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왼쪽이나 오른쪽 버튼을 꾹 누르면 처음엔 16프레임의 딜레이가 발생하고 그 후 6프레임마다 한 칸씩 연속으로 이동한다. 레벨 19에서는 2프레임마다 1줄씩 내려오기 때문에 이는 곧 8줄 내려오는 동안 블록이 경직된다는 이야기가 되고 그만큼 높은 위치에서의 컨트롤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워진다. 이 DAS의 벽을 넘기 위한 방법으로 DAS charging(이전 블록을 놓은 순간부터 미리 좌우버튼을 누르기 시작해 다음 블록이 등장하자마자 바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기술), 연타(초당 10회 = 6프레임당 1회씩 연타할 수 있다면 DAS charging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등이 거론된다.

고인물 플레이어들은 DAS가 적용되었을 때 어떤 위치까지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한지를 거의 외우는 수준이고, 그 상황에 따라 앞서 열거한 기술 등을 쓴다고 한다. 여기서는 한 가지 스킬이 더 설명되는데, 좌우 끝에 닿기 직전에 한 번 더 버튼을 탭하는 것이다. 이렇게 할 경우 프레임 수를 아낄 수 있다고 하는데, 이를 Last Second Tap이라고 부르며 이 직후의 블록은 DAS charging을 못하기 때문에 활용하는게 매우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이 Last Second Tap도 높이 4 같이 10줄 이상이 차있는 상태에서는 쓸 수가 없는데, 여기에서 주효하게 되는 스킬은 결국 연타(Hypertapping)이며, 원래는 월드 챔피언십 씬에서 그렇게 자주 등장하지 않은 스킬인데 조금씩 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엄지로는 지속적인 연타가 무리이기 때문에 고유의 파지법이 생기게 된다

테트리스 월드 챔피언십 레벨에서 노는 플레이어들도 이 모드를 즐긴다고 한다. 연습용으로 플레이하거나, 깨기 힘든 레벨을 클리어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19-4도 클리어하기는 거의 힘들기 때문에 이를 클리어한 플레이어도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한다. 연타를 이용해서 클리어하는 경우도 있고 이용하지 않고 클리어하는 경우도 있고. 하지만 19-5는 클리어되었단 말이 나온 적이 없는데, 이 영상의 제작자가 검색해보니 누군가가 이미 2019년에 클리어 영상을 올린 적이 있었다고 한다.

처음 발견 당시 조회수는 300 남짓이었고 이 글을 쓰는 현재도 조회수는 1000을 넘기지 않았다…

Marc란 이름의 이 플레이어는 이전까지는 혼자 테트리스를 즐겨왔다가 2018년 독일에서 열린 CTWC 유럽 예선전 당일이 되어서야 이 이벤트를 알게 되어 회장에는 도착했으나 참가할 수는 없었고, 2019년에는 CTWC 유럽 예선전이 NTSC 버전으로 치뤄지는 것을 모르고 PAL 버전으로만 연습하다가 3일 전에야 그 사실을 알고 부랴부랴 연습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유럽 예선전 우승을 거머쥔 신예 플레이어.

그는 원래 19-4를 1시간 동안 플레이하다가 잘 안 되어서 디스코드로 19-4 깬 사람은 누가 있냐, 19-5는 누가 깼냐 하고 물어봤더니 19-5는 아무도 깬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 말을 듣고 19-5에 도전을 했는데 20분만에 클리어하게 되었다고. 그가 말하는 19-5의 공략법으로는 먼저 가능하면 가장 처음 블록은 맨 왼쪽을 채우고 시작할 것. 시작할 때의 첫 번째 블록은 유일하게 시작 위치를 정할 수가 있는데 그 이점을 살리란 것이다. (또한 테트리스에서 블록은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왼쪽으로 움직이는 것이 가장 힘들다)

한 편 그는 또 다른 19-5 공략자를 언급했는데, 14살의 Jake는 이 19-5를 여섯 번이나 클리어했다고 한다. 뿌요뿌요 테트리스 PC판으로 테트리스에 흥미를 느껴 입문했다고…. 2019년 CTWC 캐나다 대회에서 우승한 그 역시 19-5를 시작하고 20분 후에 클리어했다고 한다. 참고로 그는 경험상 이 B 타입 모드에서 좌상단 코너는 항상 블록이 비어있는 것 같다고 인터뷰했는데 이는 실제로 그렇게 코딩되어 있음이 확인된 적이 있다고 한다. Jake가 말하는 공략도 Marc와 비슷해서, 왼쪽이 어느 정도 완성되어있는 상태의 보드를 플레이하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현재 이 둘 이후 몇몇 플레이어들도 19-5를 클리어했다고 한다.

유튜브 영상을 만든 aGameScout는 테트리스 플레이어 풀이 미국인들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렇게 캐나다나 유럽 플레이어가 족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주목받을만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지역별로 테트리스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있고 풀 역시 늘어나고 있다는 것. 한국도 예선에 해당하는 대회를 따로 개최하는지 모르겠다.

트윗 타래를 정리. (202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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