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유명 수학 유튜버 3B1B가 더 많은 사람들의 수학적 직관을 자극시키는 영상들을 올릴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해 Summer of Math Exposition, 해쉬태그로 줄여서 #SoME1을 개최했고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 서로 다른 주제들로 재미있는 영상들을 올렸다. 덕분에 이것저것 재미있는 영상들을 볼 수 있었는데, 올해 그 2탄인 #SoME2가 진행되고 있어 다시 비슷한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3B1B는 이미 이전에 자신의 수학 영상을 제작하는데 사용한 코드들을 Manim이란 파이썬 라이브러리로 공개하였을 정도로 더 많은 사람들이 흥미로운 수학 이야기를 재생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관심을 두던 사람이었고, 실제로 #SoME1에서도 이 라이브러리를 이용해 만든 영상들이 많이 게재되었다.
위 영상은 3B1B이 뽑은 영상들. 이하는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본 #SoME1 영상들이다.
Steiner’s Porism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서로 접하는 원에 대한 문제가 있다. 원 내부에 원
이 있고, 두 원 과 접하는 원
를 하나 잡는다. 이 원으로부터 시작해
과 접하는 원
을 잡아나갈 때 만약 어느 시점에서 다시 자기 자신으로 돌아온다면, 즉
이 된다면, 처음에
를 잡을 때 두 원과 접한다는 조건만 만족시킨다면 어느 위치에서 시작해도 마찬가지로
이 성립한다는 내용.
흔히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반전이나 뫼비우스 변환과 같이 평면 내의 연속적이고 (거의) 일대일대응이며 원을 원으로 변환시키는 사상을 이용하고는 한다. 위 영상에서 소개하는 증명도 그러한 부류 중 하나로 stereographic projection을 이용하는데, 반전이나 뫼비우스의 경우 어느 정도 수식이 동반되어야 하지만 이 증명에서는 수식 없이 개념적 논리만으로도 증명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복잡한 안드로이드 잠금 패턴은 무엇일까?”란 질문을 수학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복잡함을 어떻게 정의하는 것이 reasonable할지를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구체적 결론을 내리는 것, 더 나아가 일반화하기까지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 퍼즐적인 recreational math에 가까운 tone and manner로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중간에 언급되지만 한국인이 만들었다고.
한 쪽 끝을 고정한 벨트를 720도 꼰 상태에서, 다른 쪽 끝을 평행을 유지한 상태로 다시 원래대로 (꼬지 않은 상태로) 복구할 수 있는지를 묻는 퍼즐 문제에서 시작해, 이 문제가 실은 의 homotopy group과 연관이 있으며 더 나아가 양자 역학의 스핀과도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영상.
이하 #SoME2 영상들 중에서 재미있게 본 영상들.
Seven Circles Theorem으로 알려진 문제에 대한 쌍곡기하학적 증명. 유클리드 기하 문제를 사영기하, 반전기하 등의 관점에서 푸는 접근은 익숙한데 쌍곡기하의 관점에서 푸는 경우는 생소해서 흥미로웠다.
p-adic number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직관을 갖게 해주는 영상. 어떻게 p-adic number가 사칙연산을 수반하게 되어 유리수를 포함하게 되고, 모든 수열의 극한점을 가져 실수를 포함하게 되며, 일부 경우 복소수까지 포함하게 되는지 설명해준다. 정말 아무래도 좋을 이야기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최근 Project Euler에서 본 문제 792번이 마침 2-adic number와 깊은 연관성이 있기도 해서…
최근 포스트한 삼각함수 테일러 전개의 기하학적 증명에서 소개했던 Mathmaniac의 영상. 갈루아 이론을 설명하는 영상인데 지금까지 소개한 영상들처럼 기존에 없던 새로운 직관을 환기시키는 역할보다는 잘 알려진 논의를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것에 초점을 둠. 마침 최근 정발된 수학걸 5권 <미르카, 수학에 빠지다 5: 사랑과 갈루아 이론>에서도 같은 주제를 다루는데, 두 컨텐츠가 맞추는 초점이 상이하니 관심이 있다면 둘 다 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Summer of Math Exposition”의 1개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