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적으로 화수를 표현하는 특촬물

Source: https://www.tv-asahi.co.jp/build/

일본의 유명 특촬물 “가면 라이더”의 최신 시리즈 “가면 라이더 빌드”에서는 수식이 많이 등장한다. 주인공은 스스로 천재 물리학자라 칭하며 살고 있는 곳의 칠판에는 항상 수식이 써있고, 심지어 변신할 때에는 수식이 날아가는 연출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른바 “이과생 히어로”의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한 장치로써 드라마 “갈릴레오”처럼 여러 수식이 등장하는데, 특히 매 화마다 화수를 수식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예컨대 제2화에서는 피보나치 수열의 index가 음수로 확장될 때를 위한 식 F_{-n}=(-1)^{n+1}F_n이 나오고, 곧 제F_{-3}=2화의 타이틀을 소개한다. 제3화 이후로 게이오 대학 물리학과 박사후연구원인 시라이시 나오토(白石直人)가 수식을 제공해오고 있고, 홈페이지를 통해 제작사인 토에이에게 보내는 각각의 수식과 짤막한 설명이 덧붙여진 파일을 직접 배포하고 있다.

3은 1990년 IMO 3번 문제였던 문제로 n^22^n+1의 약수인 자연수 n은 3뿐인 결과를 인용했고, 4는 4색정리를 인용. 5는 대칭군 S_nn \geq 5일 때 solvable이 아니므로 5차 이상 다항식의 일반해가 없게 만드는 아벨의 결과물을 인용하고 6은 바젤 문제에 등장하는 분모로 표현. 7은 토러스의 7색 정리. 일반화된 결과인 Heawood’s conjecture(1968)가 4색정리보다도 먼저 증명된 것을 설명하고 있다.

8은 Hurwitz’s theorem(1898)으로 \mathbb{R}^n에서 bilinear product \circ가 있어 ||v \circ w|| = ||v|| \cdot ||w||가 성립하면 n=1,2,4,8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결과물을 인용. 이 때문에 항등원과 norm을 갖는 \mathbb{R} 위에서 정의된 composition algebra는 실수, 복소수, 사원수, 팔원수밖에 없게 되기도 하고, \mathbb{R}^n에서 외적을 정의할 수 있다면 그 외적을 이용해 \mathbb{R}^{n+1}에서 위 조건을 만족시키는 bilinear product를 정의할 수 있기 때문에 외적이 존재할 수 있는 n은 0,1,3,7밖에 없게 되기도 한다.

9는 Catalan’s conjecture로 두 연속한 거듭제곱수가 8과 9뿐이란 결과를 인용. (2002년 Mihăilescu가 증명) 10은 라마누잔이 발견한 식이라고 하며 (그러려니 하고 넘어감) 11은 Mills’ theorem(1947), 즉 Mills의 상수 1.30637788..의 3^n승의 정수부는 소수가 된다는 결과물에 n=2를 대입한 결과로 표현. 12는 리만 제타 함수에 -1을 대입한 값이 -1/12임을 이용했으며 analytic continuation 때문에 등장하는 식 1+2+3+\cdots=-\frac{1}{12}도 인용했다.

13은 아르키메데스의 다면체, 즉 준정다면체가 13개밖에 없다는 결과를 썼으며, 14는 오일러 함수 값으로 등장할 수 없는 최소의 자연수가 14라는 결과를 썼다. 15는 라마누잔 문제 464번으로 2^n-7이 완전제곱수인 n은 3,4,5,7,15 뿐이라는 결과를 인용했다. (Nagell이 1948년 증명) 16은 Knuth의 윗화살표 표기법, 17은 페르마 소수를 이용해 표현했고, 이로 가우스가 정17각형을 작도한 것이 유명하다. 18은 유한단순군의 family 개수로 표현.

19는 라마누잔 문제 1076번(그러려니…), 20은 e^{\pi}-\pi=19.9990999\cdots을 표현. 21은 연속한 21개의 수가 Harshad 수(10진법 기준 자리수의 합으로 나누어떨어지는 수)일 수 없다는 결과를 인용. (Cooper-Kennedy, 1993) 22는 라마누잔(또 님이십니까…..)이 발견한 근사식 \frac{2143}{\pi^4}=21.99999997\cdots, 23은 라마누잔(deus ex machina)이 발견한 \sqrt{23 - 2\sqrt{23 + 2\sqrt{23 + 2\sqrt{23 - \cdots}}}} = 1+4\sqrt{3} \sin \frac{\pi}{9}을 썼다.

24는 1^2+2^2+\cdots+n^2=m^2의 비자명 자연수해가 n=24로 유일하다는 결과를 인용했다. (1^2+2^2+\cdots+24^2=70^2) 이 식은 좌변이 n에 대한 3차식이므로 필연적으로 타원곡선과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게 24차원 packing problem의 해답인 리치 격자(Leech lattice)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에 대해서 tsujimotter의 블로그에서 설명한 이 있다.

n차원 공간에서 동일한 크기의 구를 쌓는 문제인 packing problem에서 n=1,2,3,4,8,24일 때에만 해가 알려져 있다. 왜 하필 n=24일 때의 해가 먼저 알려져있냐면, 이 때는 리치 격자가 간단한 답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이런 리치 격자가 어떻게 연속한 제곱수의 합 문제와 연관이 있는지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내적을 x_0y_0+\cdots+x_{n-1}y_{n-1}-x_ny_n으로 정의한 벡터 공간에서 integral unimodular lattice는 크게 2가지 케이스로 나뉘고 그 중 한 경우를 Lorentzian lattice II_{25,1}로 두는데 이게 26차원이 된다. 여기서 norm이 0인 벡터 u가 있으면 (u^{\perp} \cap II_{25,1})/<u>가 24차원 integral unimodular lattice가 되는데, Weyl vector w=(0,1,2,...,24|70)가 norm이 0이 되므로 이걸 갖다 쓰면 Leech lattice가 되는 것.

사실 이 24가 수학에서 꽤 자주 예상치 못하게 훅들어오는 수 중 하나인데, 예를 들면 Dedekind \eta 함수는 \eta(z)=q^{1/24} \prod_{n=1}^{\infty} (1-q^n)^{-1}로 정의되어 갑자기 24가 등장한다. (q=e^{2 \pi i z}) 이는 \eta(-1/z)=\sqrt{-iz}\eta(z) 가 성립하게 해 modular form의 성질을 만족시키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의이기도 하다. (자세한 것은 이쪽 답변을 참조) 실은 \eta와 리치 격자는 연관이 있기도 하다고. [1]

Elegant Math 계정에서 작성했던 트윗 타래와 다른 트윗 타래를 정리. (2018/02/18, 2018/10/01)

References

[1] T. Kondo and T. Tasaka, “The theta functions of sublattices of the Leech lattice” Nagoya Math. J., Vol. 101 (1986), 151-179. https://projecteuclid.org/download/pdf_1/euclid.nmj/1118780340


수학적으로 화수를 표현하는 특촬물”의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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